- 촛불 시위를 넘어, 우리가 만들 웃음을 고민하자
노골적인 폭력 앞에서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
내내 그 물음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던 차에 시원스런 글을 만났다.비폭력 불복종은 단순히 착하게 살자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말 그대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자율의 힘입니다. 그동안 시위대가 보여줬던 끝없이 생성되는 아이디어들, 물대포를 맞는 순간에도 잃지 않았던 웃음과 그 의연함. 그것이 거리를 나서게 만들었던 힘이고, 전경 앞에서도 물러섬없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핵심을 찌르는 말이다. "공략하지 말고 낙후시켜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 예비군에게 보호받고 싶지 않다
예비군복과 국가안보
달군의 글을 보고 마치 내 일인양 화가 나고 안타까웠는데
글 본 다음 날 촛불시위에 나갔다가, 나도 똑같은 일을 겪었다.
그래, 여성과 아이들과 장애인이 맞고 있는 거 보고, 화가 나고 안타까운 건 분명 진심이겠지.
그들을 위해 자신이 조금 더 많이 갖고 있는 체력을 쓰고 싶은 마음도 진심일 거고.
타인의 아픔에 연민을 느끼고, 폭력에 분노하는 마음은 인간답고 정당하다.
하지만, 분노의 동기가 정당하다고 해서 방법까지 옳은 건 아니다.
일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주소가 기억이 안 난다 ㅠ.ㅠ)
알지도 못하는 어떤 사람이 물대포를 맞는 자신을 몸으로 덮어 지켜줬다고,
그 분을 생각해서라도 집회에 또 나가겠다고 하는 글을 읽고 감동받았었다.
"지킨다"는 건, 바로 그런 거다.
수혜/시혜의 위계를 나누지 않고,
보호라는 명목 하에 누군가는 앞세우고 누군가는 뒤로 가도록
명령하는 권력을 누군가 독점하지 않는 것.
보호라는 명목으로 특정 집단을 무기력한 존재로 만들지 않으면서
필요하다면 자신을 기꺼이 내던지는 것.
앞 글에서 인용했듯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자율의 힘"을 존중하고
모두가 함께하면서 최대한 아무도 다치지 않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
나도 인간이라 맞으면 아프고 폭력이 무섭다.
하지만 (군복 입은) 성인 남성이라 해서 맞으면 안 아프고 폭력이 두렵지 않을까?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실현하자고 거리에 모인 것 아닌가.
누가 누구를 지켜주고 보호하고 지도하는 게 아니라,
서로 도와가고 지켜가며 두려움을 이겨가는 게 맞지 않을까.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거리에 서야 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
공권력의 폭력 앞에 어떻게 함께 저항할지를 고민하는 것,
그게 바로 진정한 민주주의이고 비폭력의 가치 아닐까.
진심을 몰라준다고 뭐라 하기 전에
당신들이 여성과 아이와 장애인 등등의 소수자들을
능동적인 주체가 아닌 수동적이고 나약한 존재로 보고 있는지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나는 여성이지만 성인이고 비장애인이다. 나 역시 끊임없이 고민하려고 노력한다.)
당신들이 군복을 벗고 같은 시민으로서 나설 때
난 기꺼이 당신들과 함께하겠다.
p.s. "여성도 시민이다. 무슨 권리로 나서는 걸 가로막느냐"라고 문제제기했을 때
"지켜준다는 데 왜 그러냐"라고 했던 어떤 여자분,
"남자들이 더 필요하다, 예비군 더 불러와라"고 했던 또다른 여자분을 만나고 말문이 막혔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 역시 성차별과 폭력성을 내면화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성찰은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특히 폭력과 분노에 직면했을 때엔, 더더욱.
Trackback 0 And
Comment 0


